자동차
제목 교통사고 가해자가 이름 밝히고 차량에 연락처 있으면 뺑소니 아니다
작성일자 2019-01-03
조회수 327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3177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피고인】
배■■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생략

【원심판결】
대구지방법원 2012. 2. 21. 선고 2011노3697 판결

【판결선고】
2012. 8. 30.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인에게 도주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해,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 직후 머리를 다쳐 순간
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량으로 다가가
문을 열고 피고인을 차량 밖으로 나오게 하는 등 구호조치를 하였
으며, 이후 구급차가 도착해서 피고인이 병원으로 이송되었던 점은
 인정되나, 다른 한편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
다고 대답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고인이 완전히 정신을 잃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았고, 구급차로 이송되는 동안에도 구급대원에게 이름만을 사실
대로 말했을 뿐 휴대전화번호와 주소를 허위로 말했으며, 나아가
 병원에 도착한 다음 별다른 진료를 받지 아니하고 그대로 병원을
 이탈하여 버린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교통
사고 현장을 이탈함으로써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교통사고
발생 후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고 현장을 이탈한 사실을 인정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법’) 제5조의3 제1항에서
정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라 함은 사고 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
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취지
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
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경우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것으로서,

여기에는 피해자나 경찰관 등 교통사고와 관계있는 사람에게 사고
운전자의 신원을 밝히는 것도 포함된다 할 것이다. 다만 위 법 제5조
의3 제1항은 자동차와 교통사고의 급증에 상응하는 건전하고 합리
적인 교통질서가 확립되지 못한 현실에서 교통사고를 야기한 운전자
가 그 사고로 사상을 당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는 행위에 강한 윤리적 비난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하여
 이를 가중처벌함으로써 교통의 안전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보호함과
 아울러 교통사고로 사상을 당한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라는
 개인적 법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이라는 그 입법취지와
보호법익에 비추어 볼 때, 사고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
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정한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도주의 범의로써
 사고현장을 이탈한 것인지 여부를 판정함에 있어서는 그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상해의 부위와 정도, 사고 운전자의 과실
정도, 사고 운전자와 피해자의 나이와 성별, 사고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도862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현장
에서 피해자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았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도중 119 구급대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번호와 주소를
 허위로 알려주었으며, 병원에 도착한 다음에도 자신의 인적사항
을 알려주지 않은 채 병원을 이탈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직후 정신을 잃은 다음 오히려 피해자에 의해 구호된
 후 119 구급차량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119 구급대원에
게 피고인의 이름은 제대로 알려주었다는 것인바, 이러한 사정
에다가 사고현장에 남아 있던 가해차량 내에는 피고인의 휴대전
화번호가 남겨져 있어 경찰관이 위 휴대전화번호로 피고인과
통화를 시도하기도 하였으므로 비교적 쉽게 피고인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사정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도주의 범의로
써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한 것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에게
도주의 범의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법 제5조의3에서 정한 도주에 관한 법리 및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교통사고발생시의 조치에 관한 법리를 오해
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양창수
주심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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